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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본다

육개장
임소우 2017-12-05 21:40:09 조회 : 497

육개장


죽음의 그을린 향 앞에

생이 남긴 마지막 한 장의 웃음 앞에서

우리는 양지머리가 든 육개장 한 그릇을 먹는다

소 가슴을 튼실히 채우던 살들이

우리 가슴에 패인 곳을 단단히 메우도록

고인의 생애를 곱씹으며 술로 감싸 목구멍으로 넘긴다

 

슬픔 앞에서 겸허히 오가는 숟갈질을 부디 욕되다 하지마라

끓는 국물로 위장을 데우는 것

술로 차가운 슬픔을 애써 고아내는 것은

헤아릴 수 없는 내일과

또 지체할 수 없는 오늘을 위해

쉼 없이 타오르는 숯이니

 

슬픔에 불꽃이 가물거리지 않게 숯을 넣고

선명하게 타오르도록 간직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발짓이고

이제는 흔적으로 피어나는 그들을 위한

배웅의 손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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