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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본다

빼떼기죽
곰곰 2018-09-26 12:19:04 조회 : 403

빼떼기죽


 

김 형과 함께 통영 와서

중앙시장을 지나다가

소나기를 만나

어느 집 처마 밑으로 들어선다

문득 돌아보니

빼떼기죽을 파는 곳이다

문을 밀고 들어가서

빼떼기죽 2인분을 주문한다


펑퍼짐한 솥에서

보글보글 끓는 빼떼기죽

마흔 살 바깥의 여자 주인이

찬찬히 내 오는 빼떼기죽

하얀 사발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른다

배곯는 이들을 쳐다보는

신의 입김 같다


때는 새벽녘이다

후두두두 후두두두

양철 지붕 위를 뛰어가는 빗소리

대청과 마당을 뜀박질하는

식구들의 발자국 소리

나는 빈집에 혼자 남아

파란 울음을 터뜨린다

타작마당에 늘어놓은 빼떼기

비설거지를 하고 온

식구들의 어깨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난다


하얀 사발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른다

배곯는 이들을 바라보는

신의 수염 같다

빗소리 들으며 먹는 빼떼기죽


고구마의 살과 뼈에

팥알의 핏물이 섞이어

푸르스름하고 달착지근하니

맛깔스럽다

빼떼기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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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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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223.***.1572018-11-29 14:20:26
시를 읽으니 추운겨울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빼대기죽 한그릇이 생각나네요ㅎㅎ
211.184.***.242018-11-30 00:07:10
비와 빼떼기가 너무 잘 어울릴것 같네요
아버지 밥그릇은 아버지의 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