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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본다

방황하는 첫번째 활자
shull 2019-11-04 23:27:57 조회 : 86


잘 지내나요 여전히 세계는 여러 이름으로 닫혀있어요

 

가끔은 시점에 대한 생각을 해요 조금 빠르게 혹은 조금 느린 걸음으로 만났으면 하는 생각을 아무런 의미가 없는 추상이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나의 일이던 날들이 있었으니까

 

그때의 생각들은 아집이나 수치라는 이름으로 죽었어요

그 생각들이 직접 쓴 건지 결국엔 내가 씌운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이름으로 죽어버렸어요

 

가끔 꽃을 놓으러 갈 때마다 그렇게 하나의 봉분으로나마 남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것도 있는 거니까

 

어떻게 지내나요 조금은 늦은 질문이지만

나는 아주 간혹 아무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을 만큼 함께 걷던 새벽을 떠올리곤 해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어 놓던 그 새벽의 어색한 인사를 생각해요

그때와 지금의 우리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공기의 온도만큼은 똑같아서 아주 이상한 기분을 느끼거든요

 

어떤 말을 하려고 이 편지를 쓰게 된 걸까요

닫힌 세상에서 막힌 이름으로 온 궤도를 순환하게 될 이 활자들을

그렇게 또 세상에 불우한 활자들을 꺼내놓은 걸까요

 

대답할 수 없는 많은 마음들은 언젠가에 붙여 놓을게요

아마 다음 해의 눈을 볼 때쯤

또 얼마나 달라질지 가늠치 못하면서

 

그럼 잘 지내요 다음 편지가 먼 길을 돌아 닿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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