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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본다

바캉스
리세.첸 2020-02-04 11:30:59 조회 : 117
“정아씨, 이번에도 가나?” 유리창에 구인 종이를 붙이며 사장이 넌지시 말을 건다. 정아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우든로즈에 꾸준히 다닐 수 밖에 없는 이유 중에는 사장의 인심도 한 몫했다. 여름철에 떠나버리는 직원을 위해 단기 알바생까지 구하다니. 꽤나 혁신적인 경영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단순한 점원일을 선택한 것도 언제든 그만둘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처음 일하던 해, 일년 남짓 가게에 나오고 여름이 되었을 때 사장에게 그만 두겠다는 말을 꺼냈다.


“왜요? 혹시 무슨 일이 있나요?”라는 물음에 솔직하게 한달 반 정도 일을 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 뒤에는 일을 할 수 있고요?” 그 후에 일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럼 쉬다 와요. 그 동안 알바를 쓰면 되지. 여름 방학이라 내 조카도 알바자리 구하고 있을텐데.” 정아가 거절할 수 있는 제안이 아니었다. 그때 정아는 사장이 보통 사업가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얼핏했었다.


“나야 정아씨 만한 사람이 없지. 오히려 공휴일이나 연휴 때 가게도 안 닫고 정아씨 그냥 일하고 그랬잖아요.”


사장의 탁월한 계산에 정아는 해가 지나며 우든로즈의 수호자가 되어버렸다.



가게에 들린 사장은 “조만간 선반 꺼낼 테니까, 화분 가져 올 때 알려줘요.”라고 사람 좋게 웃었다. 싱그러운 계절이었고, 퇴색되는 나이의 사장은 여전히 청년이었다.


더운 여름 날. 정아는 우든로즈에 없다. 늦봄이 지날 쯤에, 화분을 모두 맡겨놓고 어딘가로 떠나버린다. 다행히 사장은 식물을 돌보는데 재능이 있어 안심하고 맡길 수가 있다. 정아의 바캉스. 휴가라는 단어보단, 더 역동감 있는 단어로 부르고 있다.


“그게 어디 바캉스냐? 여름방학이지.”


기나긴 휴식을 양껏 취하는 정아의 모습을 친구는 늘 시샘한다. 그러면서도 돌아오길 기대한다. 친구는 어쩔 수 없는 정아의 팬이다.


이제 아무도 정아를 알지 못하는 곳으로 숨어들어가 사진을 찍을 것이다. 여름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생산을 하는 계절이니까. 정아 또한 그 역동에 힘을 입어 생산을 할 것이다.


열달이 넘는 시간 동간 정아 안에서 자라고 있던 무형과 만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후햇살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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