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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면 세 번이상 읽는 건 보통이다
Kwangwoo Hyeong 2017-03-15 14:40:17 조회 : 446
아이를 키우다 보니 똑같은 책을 세 번 읽는 건 보통이 되어 버렸다. 물론 그림책이다. 좋아하는 책은 계속해서 읽어 달라고 하기도 하고, 예전에 봤던 책이어도 처음 보는 책인 것 마냥 옆에서 눈을 반짝거리며 내가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있다.
나는 언제부터 인가 한번 읽은 책을 왠만하면 다시 보지 않았었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책 사는 것도 좋아하고 도서관 서가에서 한참동안 서성이는 것도 좋아한다. 원래부터 신문, 잡지 가릴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이라 세상에는 읽을 것이 많아 지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많이 있는데 똑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건 낭비인 것 같았다. 끊임없이 새로운 책에 손이 가고 눈이 가느라 이미 봤던 책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물론 집에 책장에는 사놓고 안 읽은 책과 책장에 꽂아 있는게 인테리어에 도움이 되는 책과 함께 이미 봤지만 나중에 꼭 봐야지 하는 책들도 있다. 그래서 두 번 읽은 책들도 많다. 하지만 세 번까지 읽기는 참 망설이곤 한다.
하지만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이미 읽은 이야기를 곱씹는 아이를 보면서 새삼스럽게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겠구나 싶다. 여러 번 되새김질을 하는 소처럼 같은 책을 여러 번 소화될 때까지 읽을 수 있구나 싶다.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을 어른이 되서 읽으면 다른 느낌이라고 다들 얘기하지 않던가.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책을 다시 읽는 것에 인색했나 싶다.
사실 요즘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찾아 읽기에 지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예전에 봤던 만화책들을 주로 읽고 있긴 하다. 닐 게이먼의 '샌드맨' 시리즈나 빌 윌링험의 '페이블즈', 프랭크 밀러의 다크나이트 리턴즈, 앨런 무어의 '왓치맨'이 그렇다. 허영만의 '사랑해' 시리즈와 요시다 아키미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시리즈도 피곤하고 지칠 때면 다시 들쳐보는 만화책들이다. 공간을 많이 차지 하지만 만화책들을 한두 권 사 모아 전부 소장하는 즐거움은 거기에 있지 않나 싶다.
세 번 이상 읽고 싶은 책들이 있긴 있다. 애니 딜라드의 '자연의 지혜'는 읽고 있노라면 혼자 계곡이 있는 숲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어서 좋아한다. 한적한 공간에서 혼자 있을 때 읽고 싶은 책인데 그럴 기회가 없어서 진도가 안나가는 책이긴 하다.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은 철이 없고 풋풋한 때가 그리워질 때 읽는 책이다. 십대가 되어서 다리가 아플 때까지 무작정 걸어다니는 느낌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세 번은 커녕 한 번도 못 읽었지만 꼭 읽고 싶은 책들이 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과 '다시 봄이 올거에요' 두 권이다. 두 권 다 나오자 마자 산 책이지만 마음이 아파서 못 읽고 있다. 이제 세월호가 인양되면 읽을 수 있는 상태가 될까 싶어서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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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루룰루 2017-03-25 16:13:16
'아이를 키우다 보니 똑같은 책을 세 번 읽는 건 보통이 되어 버렸다.' 문장에 이끌려 읽게 된 글이었습니다! 단순히 세 번 읽은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세 번 읽는다'는 생활에 대해 자유로이 글을 쓴 게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잘 읽고 가요!
양갱 2017-03-30 10:46:37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거예요> 두 권은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죠 ㅠ.ㅠ 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304 낭독회"에서 두 책의 일부분을 함께 읽고 있어서, 소식 살짝 남기고 가요!
다시 시작되다. 나의 인생책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