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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본다

'가난' 의 뜻
구름밭 2018-12-24 21:16:33 조회 : 122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라는 것을 몰랐는데 SNS로 메리크리스마스 영상물들이 날아들기에 24일이라는 걸 인식했다.

오후에 아내가 아들에게 "나가서 케이크 하고 와인 좀 사와라"고 하기에 그러지 말라고 했다. 식구 생일 때도 케이크는 실속 없다고 부정적으로 여겼는데 예수 생일이라고 케이크를 먹다니.

저녁 때 아들이 밖에서 엄마한테 문자를 보냈는지, 아내가 밖에 나가 외식하자고 했다. 참 오랜만의 외식이라서 기분 좋게 나가니 고깃집에서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케이크 산다더니 왜 안 샀냐." 고 하니 제일 작은 것이 2만5천원이어서 비싸 안 샀다고 했다. 오랜만에 삼겹살을 먹으니 맛있었지만 몇 점 안 먹어 싫어지고 돼지갈비도 오랜만인데 별로였다.

나는 음식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눈여겨 살폈다. 엄마, 아빠와 같이 온 아이들은 먹는 것보다 장난치는 것이 더 좋은가보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식구가 맛있게 먹는 걸 보는 아빠의 흐뭇한 표정, 즉 얼굴에 번지는 만족미소가 보기 좋다. 옆 테이블에는 남자 한 명이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왜 혼자일까? 노동자 같았다. 아마 식구들은 고향에 있고 혼자 저녁 먹는 것이리라. 얼큰히 취했는지 그는 우리 쪽으로 시선을 돌려 말을 걸면서 부러운 듯, 기분 좋은 듯 웃음을 보였다.

크리스마스이브라고 식구들이 이렇게 외식을 즐기고 있구나. 문득 옛날에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서 읽은 감동적인 글이 떠올랐다. 미국의 입지전적 유명 인사의 글이다. 어릴 때, 크리스마스이브인데 부모와 소박한 저녁을 먹고 아이는 이브 파티가 있을 것으로 기다렸다. 동무들한테서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기다려도 둘은 잠자코 있기만 해서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잖아요" 해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이는 왠지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잠자코 앉아 기다리는데 아버지가 말했다. "얘야, 이제 그만 가서 자거라"

  아이는 크게 실망하여 컴컴한 자기 방으로 들어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생각했다. 그제야 가난(poverty)이라는 말의 뜻이 뭔지를 알았다. 이게 가난이구나.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가난의 증표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학교에서 봉사헌물을 가져오라고 했을 때, 다른 아이들 봉투는 큰데 내 것은 작았던 이유를 이제 알았다. 그는 몸을 떨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 He clenched his fists hard upon noth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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