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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올려본다

오후햇살
리세.첸 2019-12-12 14:22:35 조회 : 665
#프롤로그

시간을 견뎌낸 고가구가 북적대는 풍경에 하얀 손가락이 허공을 좇는다.


오후햇살에 떠도는 먼지.

손을 거두어 담요를 조금 더 끌어 올리고 감상한다.


교복이 잘 어울렸을 것 같은 얼굴이 벽에 걸린 인디언 가면 틈에 가만히 놓여있다.

그 얼굴.

정아는 허공에 뜬 아름다움에 하염없이 빠져든다. 우아하게 유영하는 먼지의 자태가 주는 황홀함 속으로.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눅진해져가는 빛에 손가락을 담자 그 사이로 미세한 먼지가 헤엄을 치며 지나간다.

겨울의 오후는 친절하다. 눈치 없는 개회사처럼 진을 빼지 않고, 아차-할 사이 마무리를 짓는다.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아도, 금방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정아를 들뜨게 한다.

우든로즈를 채운 짙은 원목을 배경으로 한층 더 아름답게 떠돌던 먼지의 모습이 어느 순간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먼지가 시야에서 없어질 때까지 끈기 있게 바라보고도 정아는 한참이나 그대로 있다, 문득. 해가 저문 만큼 내려간 기온에 난방기를 조금 더 가까이 끌어들이고 담요의 매무새를 고친다.

다시, 손님을 기다리는 성실한 모습으로.


‘우든로즈’는 고풍스러운 잡화점인데, 정아는 그곳에서 점원일을 하고 있다. 고가구와 이국적인 소품들이 한가득 모여 마력이 깃든 공간이다.

정아는 그렇게 여기고 성실히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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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 나는 실은 어제 영화 보러 제주도에 간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