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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마냥 걸었다

김연수
2017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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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건 2주 전 화요일의 일이었다. 그간 우리들의 활동을 촬영해온 이진혁씨가 <마치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사람처럼>이라는 사진전을 한다며 우리를 초대했기에 서촌에 있는 갤러리를 찾아갔다. 한옥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이었는데, 조금 늦게 도착해보니 거기 앉아 막 저무는 하늘만 봐도 배가 부르겠다 싶은 마루 위에는 치즈와 과일을 얹은 까나뻬, 연어오픈샌드위치, 와인과 주스 등등의 간소한 케이터링이 차려져 있었다. 헐렁한 카키그린색 셔츠를 입고 삐뚜름하게 서서 무슨 이야기인가를 한참 하던 이진혁씨가 막 들어서는 우리 일행을 바라봤다. 우리가 자리를 잡자,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느릿느릿 음절을 끌어가며 사람들에게 방금까지 하고 있던 이야기,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 그런 전시 제목을 정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서 나는 해운대 그랜드호텔 앞의 포장마차촌에 가면 바다 쪽 포장마차들은 갈매기라는 이름으로, 뭍 쪽 포장마차들은 오륙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부분부터 들었다. 지난해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사진페어에 참석하기 위해 이진혁씨가 KTX를 탔다가 좌석에 비치된 잡지를 꺼내 읽었고, 거기 경주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특집 속에서 팔복서점에 관한 기사를 발견했다는 사정은 나중에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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