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SHARE
0

박힌 사드 뽑아내고 오는 사드 막아내자

김수상
2017년 10월 16일
  

청탁을 받고 7월 중순에 완성한 원고를 7월 하순에 엎고, 하순에 다 쓴 원고를 8월초에 다시 썼다. 성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를 둘러싼 정부의 안보정책이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맞물리면서 엎치락뒤치락 조변석개하고 있다. 원고를 처음 완성할 무렵, 새 정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해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작은 희망이 보였다. 그러나 7월 2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올리자 정부는 돌연 태도를 180도 바꿔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드로 ICBM을 막지 못하는 것은 눈 어둡고 귀먹은 성주 소성리 할매들도 다 알고 있다. 성주촛불은 분노하고 있다. 마침내 원불교는 사무여한단(死無餘恨團) 100인의 결사대까지 만들고 소성리 사람들은 목에 밧줄을 걸었다. 다시 쓴 이 원고를 넘기는 동안 성주는 또 어떻게 상처를 받으며 싸움을 이어나갈지 나는 알지 못한다.
 
 
 
SCENE #1. 성주촛불
 
장마가 잠시 주춤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이 찾아왔다. 성주대교를 넘어서자 붉은 백일홍이 난만했다. 백일홍은 더위를 먹고 자라는 듯했다. 서북청년단이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간 뒤의 소성리의 하늘도 모처럼 코발트빛 얼굴을 드러냈다. 저녁에 성주군청 앞 ‘평화나비광장’에서 열리는 ‘2017년 평화기원 성주 음악회’에 참석하는 길이다. 1년이다. 성주 사람들은 365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을 들었다. 오늘은 촛불을 하루 내려놓고 평화촛불들에게 용기를 주는 음악을 들으러 가는 길이다. 수천명이 모이던 평화나비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사드가 초전면의 소성리로 배치된 이후에는 100여명 안팎이 나와서 촛불을 밝혔다.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모였다. 365일 동안의 항쟁을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얼굴들이 환했다. 눈인사를 주고받는 모습이 맑았다. 공연이 끝나고 함께 환호하며 춤을 추었다.


 
 

전문은 유료 구독신청 후에 읽으실 수 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