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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성

석조원
2018년 10월 02일


내 고양이는 벽을 밀면서 잔다
 
가끔 벽을 빌면서 잔다
 
발은 너무 오래 밑으로 향해 있으니까
누가 발을 맞대고 밀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고양이도 아킬레스건이 있을까
 
고양이는 발바닥이 아니라 발가락으로 걷는대
 
가끔 꿈에서 내가 손바닥으로 걷는 것처럼
물구나무의 기분으로 누워 있는 것처럼
 
그런데 고양이는 정말로 발가락으로 걷는대
 
물속에서 총총 걷는 것처럼
매일 매순간 그렇게
 
빨간불에 멈춰 있는 것처럼
발등은 무언가를 기다리며 서 있다
 
무언가는 곧 오기 때문에 긴장해 있어
아무도 재촉하지 않고
 
사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건너편에 있는 나를 본다
나는 벽이 있는 것처럼 양손으로 밀고 있다
 
허공을 빌고 있는 것처럼
 
잠을 자고 있다
누가 손을 맞대고 밀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석조원
최근에 내가 본 어떤 머리를 본 그대로 만드는 것 말이야. 아마 불가능할 것 같
아. 조만간 또다시 시도하겠지만.   —알베르또 자꼬메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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