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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

김종연
2018년 10월 02일

 
평화의 날을 맞이하여 너는 기계를 떠난다.
 
하늘은 가끔 기계적으로 기후를 바꾸지만 소재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멀티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배신하고 배신하다보면 끝까지 갈 수 있다.
 
그리고 너는 지금 아시아인의 마음이다.
 
어느새 중간이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고, 타인의 마음을 침략하거나 사랑을 갈구하지도 않는다. 공부하는 중이다.
 
지금이 중간에 끼어 있어서 고사가 필요했다.
 
“전기는 힘이고, 물이 묻은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 몸에 전류가 흐르게 된다.”
 
기계는 배우지 않고 가르친다. 슬픔은 저항이 약하다. 기쁨은 저항이 약하다. 너는 그것을 부품인 줄 안다.
 
물 묻은 손을 핸드드라이어에 대고 말리면서 손을 닦지 않고 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저들도 저마다의 중간에 끼어 있다. 시험에 들 것이다.
 
“보통 집의 전기 배선은 병렬이다. 그래야 전류가 각기 다른 길로 흐른다. 필요한 것의 스위치만 올리면 되고, 하나가 고장나도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편리하다.”
 
기계는 저항 있는 물체의 조합으로 한정된 상대운동을 하고, 공급된 에너지를 유효한 일로 바꾼다.
 
필요한 기능이 직렬 형태로 꽂혀 있다. 가장 가까이 에너지를 공급하려면 가장 먼 곳에도 에너지를 넣어야 했다.
 
사람은 기계화로 노동력을 아낀다.
거기에서부터 모든 기억은 감지할 수 있는 만큼 동일하게 어두워진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나눠 가진다.
 
너는 가까운 기억에 전원을 공급한다. 멀리서 사주단자가 온다. 그보다 조금 멀리서 군용트럭들이 오고 있다.
 
이것은 먼 기억이다. 미래의 키오스크적 형태다. 불이 켜지고 다시 꺼지면 믿음만 남는다.
 
너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성장시켰을까?
 
기계가 기계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중간부터는 소외된다.
 
기계는 이곳에 너무 늦게 전파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빨랐다고 말을 바꿔도 같은 의미가 된다.
 
아시아인의 마음은 발견되었다. 먼 대륙과 섬으로부터. 마음은 쓰고도 남는 게 있었다. 다른 마음으로부터 소외되었다. 그건 합당한 마음이었다. 정권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았다.
 
“하나의 도선에는 허용될 수 있는 전류의 총량이 있다. 이처럼 전기는 아주 편리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위험하다.”
 
너는 네 기억에 인구가 많다는 걸 느낀다. 어제를 떠올리면 모든 어제가 떠오른다.
 
어제를 생각하지 않으면 오늘부터 꺼진다.
 
당시 두 남성들의 주머니에서 총알이 나왔으니 그들은 폭도였다.
전쟁에서 있었던 일을 다 그렇게 따져야겠느냐.
 
네 주머니에 저항 없는 물체들이 있다.
 
먼 곳에 물이 묻는다. 너는 지금 사람들 사이에 병렬로 서 있다. 너는 어디에도 지금 있다.
 
기계는 잊지 않는다.
 
수업이 시작되면 누군가 한명은 잠들기로 했다.
꿈속에서 인간의 유한성이 보완되고 있다.
 


김종연
두근거리는 물질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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