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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watcher

노국희
2019년 05월 22일
              
 

window-watcher
 

수초 간격으로 깜박이는 창문   

불면이 불면에게 보내는 모스부호를 
창가의 양초가 수신한다

흔들리는 대로 흔들리자는 
그림자를 읽고 있다 

불투명 유리는 불의 기억을 가장 안쪽으로 가둔다
무수한 스크래치들 

추상이 되어가는 얼굴이 있다 

꾸다 만 꿈의 조각이
차갑게 밤을 그어버린 
그믐

검은 달이 창문을 끌어당긴다
크레이터에 고인 마음을 조명한다

촛농이 흘러내린다
비정형의 선들이 단 하나의 형상을 구축한다

매캐한 파열음 

 ∙∙∙∙  ∙∙

허공을 채굴한다
바람의 뼈에 오래도록 누락된
페이지가 걸려 있다 

이면의 상상을 편성하며
창문은 창틀을 벗어난다
 


창문(窓門) 「명사」
종종 나를 데리고 이상한 곳으로 가서 잃어버린다.



노국희
201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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