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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下道里

정은영
2019년 06월 19일
                 
 

하도리下道里
 

당신들의 덕담을 엮어 
목에 걸었다

​기억은 한꺼번에 날아오른 새들의 방향으로 
흩어지거나 모여들었다

​날개를 찾은 것이 겨우 어제의 일인데
다시 날 수가 없다

입구를 찾을 수가 없다
그때의 돌들 여태 쌓여 있다

​유리 접시 위에는
콩 한알이 남아 있다

​그 방은 커다랗고
언제든지 춤출 수 있다

​숲으로 들어서는 길은 가늘지만
가장 높은 산과 이어져 있다

​주워온 깃털은 화병 곁에 두고
아직 따스한 저녁의 수면을 끌어다 붓을 헹군다
스케치북을 접었다 네가 그린 새는 모두 아름다웠다

그믐으로부터 새어나가 습지에 정박해 있던 달빛들
새떼를 따라 맴돌고 있다

죽은 듯 보이지만 여기
새 이가 나고 있다

 


기억(記憶) 「명사」  
불안(不安)과 미안(未安)이 찍어낸 마블링과 그 이본(異本)들



정은영
2013년 『문학청춘』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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