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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정은영
2019년 06월 26일
                  
 

로맨스
 

성대한 원망은 단번에 끊으소서
어제의 절망은 는개 되어 내리고

오늘에 잘 맞는 핏빛 망토를 꺼내 둘렀네
사랑은 가능하나 가당하나 가련하니
모닥불 피워놓고 
맨발로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끌어안은 별들의 환생처럼
끝이 없어라 저 하늘이 
붉게 벗겨지도록

사람은 사람을 의식할 수 있고
사람은 사람을 의지할 수 있고
불 속에 던지면
가장 섬세한 몸을 일으켜
비로소 춤추는 검
처음으로 바짝
칼날에 제 얼굴 비춰본 슬픔의 이목구비들
한 글자씩 이름을 얻은 밤의 표정들
 
 


 「명사」  
수많은 입들이 삼킬 수 없어 뱉어놓은 슬픔의 이석(耳石)들



정은영
2013년 『문학청춘』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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