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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의 동문서답」 연재 예고

서현경
2019년 07월 01일
 
 

서현경 작가의 신작 소설 「로라의 동문서답」이 7월 한달 동안 연재됩니다. 
파리 유학시절 과외선생이었던 로라의 부탁으로 그의 생모 김희경 씨의 편지를 번역하게 된 나는
입양 보낸 딸의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편지의 내용에 당황하고,
로라를 위해서 김희경 씨의 편지 속 문장 몇개를 몰래 고치기로 하는데......
「로라의 동문서답」의 일부를 먼저 공개합니다! 


안산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로라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형편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면 어떨 거 같아?”라고 물었다.

“생가를 찾은 입양아 마음은 이 두가지래. 너무 잘살아서 상처이거나, 너무 못 살아서 상처이거나. 나는…… 글쎄, 이왕이면…….”

로라는 분명하게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나는 로라의 대답에 허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로라의 기분을 어림짐작하며 나름은 고쳐보겠다고 애를 썼던 노력들이 허탈했지만, 이렇게 고쳐 쓴 내용들이 결국 그다지 다르게 읽히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여겼다.

김희경 씨의 집은 공단이 들어선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다. 미로처럼 복잡한 공단 입구에서 주소를 물으니, 단번에 답이 나왔다. 그리고 묻지도 않은 설명이 이어졌다. 길을 알려준 남자는 같은 자리에서 삼십년도 넘게 장사를 해온 구멍가게라며, 문을 연 이래로 하루도 쉰 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로라는 공단의 거리를 두리번거렸다. 나는 걸음을 옮기며 구멍가게의 뜻을 아냐고 물었다. 로라가 “구멍?”이라고 되묻자, 나는 “아주 작은 가게야”라고 알려주었다. 구멍―가게라고 띄어서 말하자 소리 내 웃기까지 했다. 그러다 이렇게 말했다.

“난 그게 사라진 가게인 줄 알았어.”



「로라의 동문서답」은 7월 한달 매주 목요일에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서현경
소설가. 201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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