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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이 지나기 전에

박승열
2019년 07월 10일
 

모든 요일이 지나기 전에
 

월요일이 지나면
월요일의 밍이 찾아와 물었다
네 반바지 어디 갔니?

화요일 새벽이 지나면
화요일의 수가 찾아와 물었다
너 왜 입술을 달싹이고 있니?

수요일이 지나가지 않는 와중에도
수요일의 조는 찾아왔고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너 공중제비 돌 줄 알아?

목요일의 뮤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뮤는 목요일이 지나가는 동안
뮤, 뮤, 하고 같은 말만 반복했으므로
뮤에게서 왜 향기로운 비누 냄새가 나는지
뮤의 목소리가 왜 가늘게 떨리고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금요일이 다 지나고
졸음이 밀려오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시간엔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점점 어두워지는 공기 속에 웅크려 앉아
금요일의 그 사람을
슬픈 눈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토요일의 류와 일요일의 쇼가
내게 와서 화를 냈다
어두운 얼굴을 가진
금요일의 그 사람을 풀어주라고

나는 금요일로 돌아가서
금요일이 지나기를
오래도록 기다렸다
 
 


금요일(金曜日)「명사」  
또 금요일이 하릴없이 지나간다. 혹은, 지나가지 않는다.



박승열
2018년 『현대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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