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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다는 모하메드 알 카티브의 것이다

아다니아 시블리
2019년 08월 15일
  
 
 
그런데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누구길래? 우리가 아는 건 그가 젊은 남성이고, 스무살이며, 알 칼릴1)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바다에 가고 싶어했다. 고로 우리는 그가 다음의 문제를 심사숙고했으리라 추측해볼 수 있다. 거기까지 어떻게 간다? 현 상황에서, 우리는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바다 두곳을 상상해볼 수 있다.
 
첫번째 가능한 곳은 가자 지구의 바다다. 그 이름이 지극히 문학적으로 나타내는 바, 가자 지구의 바다란, 누구건 간에 바로 그때 거기에 있어야지만 그곳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는 장소다. 어떻게 하면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거기 갈 수 있을까? 그는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국경을 넘어 요르단으로 가기 위해 우선 알렌비 다리에 도착해야 한다. 그의 친구들도 그래야 한다. 개중 한명은 이스라엘 정보부에 의해 요르단 입국을 거부당하며, 나머지는 암만 공항으로 향한 뒤, 거기서 카이로 공항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이집트에 입국할 수 있는 비자를 입수해야 하는데, 그건 엄청나게 얻기 어려운 물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애써볼 여지가 있고, 그래서 애를 쓰며, 그의 친구들도 애를 쓴다. 이집트 정보부 명단에 올라 있는 친구는 빼고. 카이로에서 그는 알 아리쉬로 향해야 한다. 비자가 있음에도 공항 경비대에 불손하게 굴었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한 친구는 빼고. 이제 그는 라파에 도착해야 하는데, 거기서 그는 건널목이 폐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알 카티브는 터널을 통해 그를 가자 지구로 데려다줄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거기서 바다로 가면 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이런 방법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는 있다. 이집트 당국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아 가자 지구로 통하는 터널과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리하여, 사흘간의 여행 끝에,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친구 하나 없이 가자 지구의 바다에 도착할 것이다. 2016년 9월 1일, 오후 다섯시경, 해가 지고 이스라엘 해군 포병대가 나타나기 한시간 전에. 하지만 바다와 보내는 그 한시간은 정말로 중요하다. 60분이, 3600초가 흐른다. 무한한 시간. 바다의 파도 말고 그 누가 숫자를 3600까지 세본 적 있을까?
 
두번째 가능한 곳은 야파2)의 바다다.
 
현 상황에서, 우리는 거기 갈 수 있는 두가지 가능한 방법을 상상해볼 수 있다.
 
첫번째 가능한 방법은 모하메드 알 카티브의 아버지 내지는 삼촌 내지는 사촌 내지는 이들 중 한명의 절친 내지는 이들과 얼굴 정도 아는 사람의 절친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기관 중 한곳의 고위직에 있는 누군가와 연줄이 있거나, 이스라엘 정보부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최하급 정보원인 경우다. 그 연줄 덕에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D 지역만 아니면 이스라엘 영토로 들어갈 수 있는 허가를 얻었고, 그렇게 해서 바다를 방문할 수 있게 된다. 그럼 친구들은? 뭐, 그들도 모하메드 알 카티브의 친구들이니 허가를 얻었다. 팔레스타인 정보부 명단에 올라 있는 친구는 빼고. 그날, 2016년 9월 1일, 그들은 모두 일찍 기상해서 베들레헴 검문소에 맨 처음으로 서 있을 것이다. 통과가 약간 지체되었고, 친구 하나는 이유도 없이 되돌려 보내지긴 했지만, 오후 다섯시경, 그러니까 여기서 가로막히고, 저기서 수색을 당하고, 친구 하나는 여기서 체포되고, 다른 친구는 저기서 체포되고 난 다음에야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야파의 바다에 도착했다. 야파의 바다라는 이름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라 은유적인데, 야파는 수 킬로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다와 보내는 그 한시간은 정말로 중요하다. 60분이, 3600초가 흐른다. 무한한 시간. 바다의 파도 말고 그 누가 숫자를 3600까지 세본 적 있을까?
 
두번째 가능한 방법은 모하메드 알 카티브의 아버지가 죽었고, 삼촌도, 사촌도, 그들의 절친도 죽었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기관 중 한곳의 고위직과 연줄이 있거나 이스라엘 정보부에 정보를 제공했던 최하급 정보원이었던 절친의 지인 또한 얼마 전에 죽었는데, 모하메드의 이웃집 아들은 죽지 않았고, 그는 ‘내부’에 닿기 위한 이런 연줄 따위 전혀 필요치 않을 경우다. 그는 거기서 허가 없이 일하고, 거기에 허가 없이 갈 수 있는 방법도 안다.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자신을 바다로 데려다줄 ‘불법적’ 루트를 익히기 위해 이웃집 아들과 밤새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현 상황에서, 우리는 두가지 가능한 ‘불법적’ 루트를 상상해볼 수 있다.
 
첫번째 가능한 방법은 노란색 번호판3)을 단 차를 운전하는 경우다. 모하메드 알 카티브에게는 그런 차뿐만 아니라 바다에 가고픈 욕망도 가진 친구가 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떠난다. 차에 공간이 충분치 않아서 못 타게 된 친구는 빼고. 그들은 아침 일찍 알 칼릴에서 출발하여 와디 안 나르, 즉 불의 계곡을 지나 베이트 잘라에 도착한다. 와디 안 나르의 유명한 수많은 굽이길 때문에 차멀미를 하게 된 친구는 빼고. 그들은 선글라스와 키파4)를 꺼내고, 러시아워가 시작될 때를 딱 맞춰 터널 검문소로 향한 다음, 도로 위에서 예루살렘으로 일하러 가는 남쪽 정착민들 틈에 섞인다. 군인들은 정착민들을 방해하거나 지체시킬 의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차는 검문소를 통과한다. 허나 애석하게도 바다까지 반쯤 갔을 때 차가 과열되어 퍼지고, 두어시간 동안 차를 식히려고 해보지만 실패로 돌아가며, 운전하던 친구와 또다른 친구는 차와 함께 뒤에 남고,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버스를 타고 바다로 간다. 그는 2019년 9월 1일 오후 다섯시경 바다에 도착하는데, 들키지 않고 통과할 확률이 높은 러시아워를 틈타 버스를 타고 알 칼릴로 돌아가려면 딱 한시간이 남았다. 하지만 바다와 보내는 그 한시간은 정말로 중요하다. 60분이, 3600초가 흐른다. 무한한 시간. 바다의 파도 말고 그 누가 숫자를 3600까지 세본 적 있을까?
 
두번째 가능한 방법은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알 칼릴 지역 전체를 뒤져도 노란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를 가진 친구를 찾아내지 못하고,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바다로 가는 ‘불법적’ 루트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동이 트기 전에 출발할 준비를 한다. 그는 북쪽이 아니라 남쪽, 알 라마딘 지역으로 향한다. 그곳의 언덕들 사이에는 길처럼 뻗어 있는 벽이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은 채, 철조망이라는 형태로 서 있다. 그들은 대여한 도난 차량에서 내려 철조망까지 달려간다. 달리고 달려 모두 거기까지 간다. 달리는 동안 신발 한짝이 벗겨지는 바람에 신발을 찾으러 돌아간 친구 하나는 빼고. 그들이 철조망을 뛰어넘을 때 또다른 친구가 허벅지에서 엉덩이까지 청바지가 쫙 찢어져 피를 콸콸 흘리는 바람에 낙오한다.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지체할 수가 없다. 그랬다간 잡힐 것이다. 그는 계속 달려서 라핫 출신의 운전사가 모는, 차문을 연 채로 대기 중인 작은 하얀색 버스에 다다른다.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버스에 타자마자 운전사는 전속력으로 현장을 떠난다. 하지만 요금이 비싸다. 모하메드 알 카티브는 목적지의 3분의 1 지점까지 갈 돈밖에 없다. 돈이 다 떨어지자 그는 히치하이킹으로 바다까지 간다. 그가 바다에 도착한 건 2016년 9월 1일 오후 다섯시경이고, 히치하이킹으로 알 칼릴까지 돌아가려면 딱 한시간 남았다. 하지만 바다와 보내는 그 한시간은 정말로 중요하다. 60분이, 3600초가 흐른다. 무한한 시간. 바다의 파도 말고 그 누가 숫자를 3600까지 세본 적 있을까?
 
그리고 그는 바다 앞에 서서, 마침내 힘껏 큰 소리로 외쳤을 것이다. “이 바다는 내 거야.” 현 상황에서, 우리는 바다가 보일 두가지 가능한 반응을 상상해볼 수 있다.
 
첫번째 가능한 반응은 바다가 모하메드 알 카티브의 외침(분명한 아랍어로)을 듣고, 치켜든 두 손에 칼처럼 생긴 물건을 쥐고 바다로 달려오는 그의 모습을 흘끗 보고는 공황 상태에 빠진 경우다. 바다는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자길 찌르려 든다고 생각했다. 칼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았던 알 칼릴 출신 젊은이들에 관한 뉴스를 하도 많이 들었던지라 바다는 이 문제에 침착하게 대처할 수가 없다. 바다는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이 외침과 질주를 신고한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시간은 계속 흐르고, 모하메드 알 카티브도 계속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바다는 그를 덮쳐서 무력화하고, 그를 땅으로 팽개친 다음 그의 위험성을 제압하고자 그를 안쪽으로 끌어당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사망하고 만다.
 
두번째 가능한 반응은 바다가 모하메드 알 카티브의 외침(분명한 아랍어로)을 듣고 마음을 여는 경우다. 왜냐하면 이곳은 야파의 바다이고, 바다는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아랍어를 듣지 못했으며, 아마도 모하메드 알 카티브가 두 손을 치켜들고 달려오는 모습에서 포옹을 하려는 의도를 감지했을 테니까. 연인의 눈과 귀가 그렇듯, 바다는 자기가 사랑하는 이의 말을 반대의 뜻으로 혼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다는 게 그렇듯, 일단 한쪽이 상대방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면 상대방도 똑같은 주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바다는 내 거야.” 모하메드 알 카티브의 외침에 바다가 화답한다. “너는 내 거야.” 그리고 바다는 모하메드 알 카티브를 다시는 놓아주지 않는다.
 
 


아다니아 시블리
팔레스타인 출신의 소설가. 지은 책으로 『접촉Touch』(2009)과 『우리 모두는 사랑에서 똑같이 멀리 있다We Are All Equally Far From Love』(2012) 『사소한 디테일Minor Detail』(2017) 등이 있으며, 현대 팔레스타인 아티스트들에 관한 아트북 『배치Disposition』(2012) 등을 쓰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민우 옮김
소설가. 2012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머리검은토끼와 그밖의 이야기들』, 장편소설 『점선의 영역』이 있다. 옮긴 책으로 『오베라는 남자』 등이 있다. 
 


1) Al-Khalil. 팔레스타인의 도시 헤브론(Hebron)의 옛 이름. 요르단강 서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갈등이 격렬히 벌어지는 지역이다.

2) 
Yafa.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항구 도시. 

3) 노란색 번호판은 이스라엘 차량에 단다.

4) kippa. 유대인 남성이 머리에 쓰는 작은 모자. 야물커(yarmulke)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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