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SHARE
1

뺨 때리지 말아요

김기형
2019년 10월 08일
 



뺨 때리지 말아요

 
새고 있어요
홍수였어요
이해하고 있어요
부러진 발이 붙고 있어요
닿으면 열기가 섞여서
발이 커져요
당신이 딸려와요
분수처럼 쏘는 줄기
막으면 안은 가득 차서
한참 늘어났다가
감춰둔 뒤로 나와요, 다 내놔요
다 터져요
수치가 돼요

얼굴을 감싸요
달아오르면 붉은 피가 돼요
죽음이 임박한 것처럼
남기지 않아요

돕는 손들이
덧대오지만
말을 해야 하고 보아야 하고
숨을
쉬어야 했어요
입김에 들뜬 가죽
펄럭거리는 이 정면으로
인사를 해야 했어요

지상의 시간이었으므로
잠드는 시간으로 넘어가는 중이므로

언제 다 차서
저렇게 흘리고 다니는 거니

신비로운 성장
다친 곳으로 몰려드는 핏물
얼굴을 뚫고
새살이 올라와요
 
쇠사슬에 꿰여 걸리면
지상도 공중도 아니랍니다
 
 

 
 


정면(正面) 「명사」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돌아봅니다. 그럴 때 우리가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은. 당신은 우수수 떨어지나요?

 


김기형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