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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톨리아 해안

전호석
2019년 11월 13일



아나톨리아 해안 
 
 
아프다가 나으면 조금 늙은 기분
 
얼굴은 닦으면 다음 날 더러워진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과 휴대폰을 확인한다
이러면 안심이 돼
 
산이 마음에 들지 않아 덧칠합니다 당신은 글렀습니다 선글라스를 쓰다니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십니까 잘, 여기 파도와 모래가 몸을 섞는데요 모래의 의미는 모래라는 것 앞으로 모래가 있다 뒤에는 모래가 있고 희고 눈부시고 덥습니까 아스팔트 위에서 우리는 안도하고 쇳덩이 바깥으로 나가자 뻥 터져 죽어버릴 것 같다 
 
흙에는 바이러스가
 
그건 전갈도 마찬가지잖아요
우리는 
더운 바람이라도 바람은 바람 비가 올 것 같다 비가 온다고 착각한다 
 
병원 침대에서 상체를 들어 올리고
 
교체한 시트는 다음 날 더러워진다
 
배는 흔들린다 그러나 정박 중
 
분명히 잃은 것이 맞지요, 맞아 
 
많으면 무섭다
지엽적이고 기울었고 톱니바퀴가 빠져있는 시계
9를 넘어가지 못하는 초침
 
이상하지,
 
많으면 무섭다
 
우리는 그만 만나기로 한다
많으면 무섭다
토마토 주스
비리기도 하고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쿵 쿵 쿵
내 이름을 외치는 소리와
외시경 렌즈 너머 새까만 바깥
 

 


주머니 「명사」
손을 넣으면 구멍이 만져진다.  


전호석
2019년 『현대시』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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