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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축산업과 지속 가능성

박종무
2020년 06월 11일
 



기후위기 시대, 축산업과 지속 가능성


2020년 우리 모두가 가장 걱정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발등에 떨어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이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짧은 시간에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코로나19는 초기 아시아에서는 전염성은 강했지만 감염자의 사망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에 비해 유럽을 비롯한 다른 대륙에서는 전염성 못지않게 사망률도 높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쉽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 메르스나 사스처럼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지금의 팬데믹(pandemic)처럼 전세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 코로나19 다음으로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기후위기’이다.

2018년 10월 송도에서 열렸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는 2040년 전후 지구 평균온도가 1.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2019년 호주 기후복원센터 정책 보고서는 2050년에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전세계 주요 도시 대부분이 사람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대입 입시제도이고 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아파트값이다. 그런데 30년 후에 전세계의 주요 대도시가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생각하면 이런 문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우리는 스웨덴의 17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왜 ‘어른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며 학교를 뛰쳐나왔는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미래가 없는 미래세대에게 판에 박힌 정보를 학습시키는 학교란 의미가 없는 곳이며, 미래세대에게서 미래를 앗아가는 사건은 다름 아닌 기후위기이다.


축산업의 긴 그림자

기후위기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유발되었으며, 이 지구온난화는 온실가스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다. 온실가스는 다양한 인간 행위로 발생하는데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 전세계적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축산업이다.

과거 소들은 초원에서 풀을 뜯었고, 닭들은 흙을 파헤쳐 지렁이를 잡아먹었으며 모래 목욕도 하며 횟대에 날아오를 수 있는 환경에서 사육되었다. 그에 비하여 오늘날 축산은, 밀집된 공간에 대규모로 가축을 사육하는 이른바 ‘공장식 축산’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축산 방식은 최대한의 이윤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고밀도 사육으로 가축들에게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런 열악한 상태에서 사육되는 동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축산 현실을 알리거나 비경제성 논쟁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 유엔식량기구(FAO)에서 발표한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는 전세계적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축산업의 심각한 문제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축산업이 단지 가축들에게 고통을 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및 대기오염, 육지 토양 및 수질 악화, 생물 다양성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밝혔다. FAO는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기에 이 보고서는 축산업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동물보호단체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오늘날 축산업에 대한 좀더 많은 고민을 가능케 하였다.

「축산업의 긴 그림자」의 대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축산업은 미국 총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13억 인구를 고용하고 있다. 축산물은 인류의 단백질 섭취량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며, 육류 소비량은 1990년 2억 2,900만 톤에서 2050년에는 4억 6,500만 톤으로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축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첫째, 토지에 대한 것으로 모든 농경지의 70%를 축산을 위한 곡물 재배에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지구 육지 표면의 30%를 차지하는 면적이다. 또 가축 사육을 위한 곡물 재배는 산림 벌채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으며 개간된 아마존의 70%가 방목지로 점유되어 있다. 가축의 방목지로 사용되는 토지는 가축의 행위에 의해 치밀화와 침식이 진행되어 얼마 후 사용할 수 없는 땅이 되고 이는 새로운 열대림을 개간하는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 2019년 심각한 문제가 되었던 브라질 열대림 화재도 개간을 위해 산발적으로 불을 놓다가 발생한 사건이었다.

둘째,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가축 부문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하며 이것은 자동차나 비행기와 같은 수송 수단에 의해 발생하는 양보다 높은 점유율이다. 특히 가축은 지구온난화에 이산화탄소보다 23배 더 큰 영향을 끼치는 메탄 발생의 37%, 296배의 영향을 끼치는 아산화질소 발생의 65%를 차지한다.

셋째, 미래의 인류가 맞게 될 또다른 문제로 물 부족이 있는데, 축산업은 사람이 사용하는 물의 8% 이상을 소비하고 있으며 축산 폐수와 항생제 및 호르몬제에 의한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오염 물질은 물을 부영양화하고, 연안에 수중 산소가 부족해 생물이 살 수 없는 지역인 죽은 지대(dead zone)를 형성하며 산호초를 퇴화시킨다.

넷째, 종 다양성의 급격한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종 다양성의 손실은 화석 기록에서 발견된 배경 비율1)보다 50에서 500배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 가축은 총 육상동물 바이오매스2)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축산업의 긴 그림자」는 축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다양한 영향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FAO는 이 보고서를 통해 축산업이 환경문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므로 축산업 문제를 개선했을 때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기여도 또한 크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너무 크기 때문에 긴급히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러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육식을 줄이자’와 같은 실질적인 해결 방안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FAO가 초국적 축산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결과였을 것이다.


지속 가능성을 파괴하는 축산

다행히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기후온난화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온난화에 대한 우려를 그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넘어 왜 기후온난화를 걱정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구가 형성된 이후 기후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되어왔다. 그런데 왜 지금 새삼스럽게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것일까? 그것은 유기체가 진화 과정에서 자기가 적응해온 일정 범위 내의 환경에서만 생존하고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이상 기후가 변화되는 경우, 변화된 환경에 적응한 새로운 생명체는 나타나겠지만 지금 적응하고 있는 생명체에게는 위기가 된다. 다시 말해 생명의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금의 축산업이 생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것은 단지 기후변화의 측면만은 아니다.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2018년 『네이처』에 2050년께 인구가 백억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 상태에 이르렀을 때 당면하게 될 심각한 문제는 식량난이다. 그런데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 중 사람들을 위해 소모되는 곡물은 106만 7,000톤에 불과하다. 한편 가축 사료를 위해 소모되는 곡물은 7억 7, 200만 톤에 이른다. 소, 돼지, 가금류가 소비하는 곡물의 총량은 대충 잡아도 전세계 밀의 50%, 옥수수의 90%, 대두의 93%에 달한다. 쇠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 곡물은 7kg이 소모된다. 매우 비경제적으로 곡물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또 미래세대에는 물 부족도 예상되는데,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밀 재배에 필요한 물의 12배가 필요하고 돼지고기는 4.5배 그리고 닭고기는 2.4배의 물이 더 필요하다. 여러 측면에서 축산업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 들여다보기

육식이 야기하는 지속 불가능성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 중에 하나가 채식이다. 채식을 옹호하는 과학자들은 붉은 고기를 일주일에 한번만 먹고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식량 수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56%까지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축산업을 포함한 관행농3)을 유기농으로 바꾸면 8%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으며 더 나아가 비건으로 바꾸면 86%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지향하며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을 선택하면 온실가스 발생을 더 줄일 수 있고 지속 가능성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좀더 고민해봤으면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가 무엇인가’이다.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 당면한 전염병 사태나 기후위기를 포함해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하여 임시방편적인 처방이 아니라 더욱 근원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은 축산이 야기하는 문제에 대해 육식을 줄이고 채식으로 식습관을 전환할 것을 주장한다. 그럼 우리가 고기를 덜 먹는 대신 채식을 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문제는 축산업이 지금 사태를 야기한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데 있다. 사람들은 가축을 많이 사육하고 고기를 많이 먹으면서 지금의 기후위기가 가속화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공장식 축산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다.

오래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대부분 농가에서는 가축을 몇마리씩 사육하였다. 그리고 이 가축들에게 음식 찌꺼기나 농업 부산물을 먹여 사육하고 계란이나 우유를 얻거나 가끔 도축하여 고기를 먹고는 하였다. 그러던 것이 지금과 같은 공장식 축산 형태로 바뀌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과도하게 많이 생산된 곡물을 소비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곡물을 많이 생산하게 되었을까?

지구에 생명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자연의 유기체들은 질소화합물을 얻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번성하였다. 유기체를 형성하는 데 질소는 중요한 요소이다. 질소는 공기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것을 유기체가 이용하기 위해서는 질소화합물 형태로 고정해야 하는데, 이는 콩과 식물에 기생하는 곰팡이 종류나 번개에 의해 한정적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로 인해 오랫동안 지구의 총 바이오매스는 한정되고 또 안정된 상태였다. 35억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균형을 깬 사람은 독일의 천재적인 과학자 프리츠 하버(Fritz Haber)이다. 프리츠 하버는 1차세계대전 당시 유럽 연합군에 의해 칠레에서 폭탄의 원료인 구아노를 수입할 수 없게 되자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시키는 하버보슈공법을 개발, 이 방식으로 생산된 질소화합물을 전쟁 중 폭탄의 원료로 대체했다. 하지만 종전 후에는 공장에 쌓여가는 질소화합물을 처리할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는데 그것이 바로 화학비료이다. 질소비료는 그때까지 유지되던 농업의 생산 방식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이전의 농업은 곡물 부산물을 가축을 이용하여 퇴비로 만들고, 사람의 분변도 퇴비로 만들어 농토의 질소가 고갈되는 것을 막았으며 농업생산량 또한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질소비료가 개발됨으로 인하여 이런 한계는 사라졌고 농업생산량은 급속히 증가하였다. 이러한 공로로 프리츠 하버는 1차세계대전 당시 독가스를 개발하여 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로 빵을 만든 과학자’라고 평가받으며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토머스 맬서스(Thomas R. Malthus)는 『인구론』을 통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인구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하였지만, 이러한 맬서스 트랩을 하버가 깬 것이다.


반성적으로 인간중심적 생명관 돌아보기

오늘날 지구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시키는 것은 인간이 다분히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자연의 생명체들을 대했기 때문이다.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은 그 뿌리가 너무나 깊어 인간중심적 사고의 문제를 경계한다고 하더라도 그 틀에서 완전히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영화 「새」(1963)에서 수많은 새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우리는 하나의 종이 급증한 광경을 보면 끔찍하게 여긴다. 해외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하는 메뚜기떼의 습격도 그런 경우이다. 어느 순간 급증한 수억마리의 메뚜기떼는 이동하는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초토화시킨다. 그런데 그런 개체의 급증에 대한 경계는 사람들의 인간중심적인 사고로 인해 심각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지구생태계에서 개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고 생태계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는 종은 인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연의 생물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면서 정작 인구가 급증한 것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점은 그저 증가된 인류가 지속하기 위해서 먹거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점들이다. 인간중심주의로 인해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인류가 급증한 것은 비료가 개발된 1930년대 이후이다. 그리고 채 백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생태계의 문제는 심각해졌고 많은 종들은 지구에서 사라졌다. 다른 생명체들이 사라진 공간에 인간만 살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는 없다. 인간은 인간 스스로의 능력으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안정성 덕분에 생존하고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인류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단지 기후온난화만이 아니라 다른 생명들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이다. 

육식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것은 우선 당면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하나의 조치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더 근원적으로는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지, 생명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생명의 지속 가능성은 무엇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인류의 과학기술이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과학기술이 하고 있는 일을 깊이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연관된 집단의 이익 증가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인간에게만 좋은 것이 결코 장기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하버가 발명한 하버보슈 공법이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였을지는 모르지만 인구는 급증했고 인류는 식량문제를 더 심각하게 고민하는 처지가 되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곡물 중 사람을 위해 소모되는 양은 106만 톤에 불과하고 7억 톤이 넘는 곡물이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늘어나는 인구의 먹거리를 위해 가축을 줄이고 가축에게 사용되는 곡물을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사건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시작은 비료가 개발되고 불필요한 곡물을 과다하게 많이 생산한 것이다. 그로 인해 곡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농민들은 파산했고 또 곡물을 소비할 곳을 찾아 가축의 먹이가 아닌 곡물을 가축에게 먹였으며, 그로 인해 가축들은 자기 먹이가 아닌 곡물을 먹음으로써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협소한 사육 공간만이 가축에게 고통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산된 고기는 인구수 증가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렇게 화학 비료 생산, 곡물생산량 증가, 가축 증가, 인구 증가는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글을 마치며

우리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기후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이 기후위기를 가져온 원인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모두 인간의 행위에 의한 결과들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야 한다. 당장 기후온난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야 한다. 이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미래세대와 자연의 생명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므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의무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활동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산화탄소를 다량 발생시키는 분야 중 한곳이 축산이기 때문에 세계적 축산은 반드시 줄여나가야 한다. 육식을 하거나 말거나는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생태계나 미래세대를 위해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윤리의 문제이다. 당장 육식을 중단하는 것이 어렵다면 차츰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함께 깊이 고민해보아야 하는 것은 그밖의 인간의 행위에 대해서이다. 인간은 고도의 지능으로 인하여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큰 존재가 되었다. 그렇기에 인간은 자신의 행위가 생태계 또 미래세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고려하여 행위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류는 자신만을 위해서 행위해왔다. 생태계에 홀로 존재하는 존재는 없다. 그렇기에 인류는 생태계의 건강까지도 고려하여 행위 방식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남는 질문들

 

3 글의 서두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선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신 데 비해, 기후위기에 대해선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보장된 미래는 없다고 말씀하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 이 둘의 상관관계는 있을까?
 
박종무 우리가 생명에 대해 특히 생명의 관계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중 하나는 생명의 관계를 경쟁적, 더 나아가 적대적으로 보는 것이다. 이는 생물의 진화를 경쟁적으로 이야기한 다윈의 영향이기도 하다. 생물은 때로 경쟁하지만 더 많은 경우 공존한다. 유기체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있는 환경에서 진화해왔다. 환경이 되는 세균과 바이러스와 끝없는 전쟁을 벌이는 것은 상호 간 소모적인 일이기 때문에 유기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세균과 
바이러스와 상호 적응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자연의 유기체는 내부에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있어도 건강하게 살아가며, 자연에는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도 없다. 이처럼 협력과 공존이 유기체 상호 간에 이익인 것이다. 사람들은 바이러스를 병원균으로 또는 적군으로 생각하지만 바이러스는 사람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문제는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함으로써 상호 적응한 관계를 교란시켰고 그로 인해 다양한 전염병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또한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인 박쥐에게는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인간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간 세계에 끌어들임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유기체 간 관계 맺는 과정에 생기는 일이다. 초기에 서로 적응하는 방법을 몰라서 심한 상태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로 적응하게 된다. 유럽의 일부 국가가 코로나19에 대해 택하고 있는 방역 정책이 이런 방법이다. 서로 적응하도록 놔두는 것.
 
하지만 기후에 대해서는 인간을 비롯한 유기체가 특정 기후에 적응해 있는 상태이다. 적응한 기후가 극심한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 유기체는 급격히 변화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태평양 연안의 섬들이 물에 잠기는데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수중 생활이 가능한 인어로 변화될 리는 만무하다. 환경이 급격히 변화되면 그곳에 살던 생물종은 사라지고 변화된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종이 나타날 것이다.
 
3 기후위기에 맞설 수 있는 윤리적 차원의 실천으로 개개인이 “당장 육식을 중단하는 것” 혹은 “차츰 줄여나가는 것”을 제시했는데, 각자의 윤리적 실천에 특히 강조점을 찍은 이유가 있다면 들려달라. 더해서 축산업(및 관행농)과 관련하여 정치적 차원의 대응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궁금하다. 
 
박종무 기후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게 진행된 배후에는 화석에너지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초국적 기업들이 있다. 그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돌아간다. 개인이 그들에게 화석에너지를 그만 채굴하라거나 축산물 생산을 줄이라고 압력을 넣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될 수밖에 없지만,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지금 상황에서는 무엇인가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우선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여야 하고, 그중 하나가 육식을 줄이거나 채식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다면 기후와 관련된 정치적 행위를 하도록 정치권에 압박을 넣게 될 것이다. 아니면 기후위기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녹색당을 지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축산업과 관련해서는 우선 농민들이 축산이나 특용 작물 재배와 같은 특별한 농업이 아니라 일상적인 농사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운송과정 중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수입농산물을 막아야 한다. 농민들이 일상적인 농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면 축산을 하는 농민들도 점차로 축산을 줄이고 일상적인 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지금 축산은 악취나 배설물 처리 등 많은 과정을 외부화하고 있다. 이 부분을 축산업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그것에 추가되는 비용을 축산물에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가축에게 고통을 주는 밀집 사육에 대해 지금 만들어진 법만큼이라도 지킬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가축은 넓은 환경에서 사육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 또한 축산물에 반영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축산물은 지금보다 훨씬 가격이 올라야 하고 소비자는 그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해야 한다. 축산물에 대한 인식에, 싼 가격에 많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아니라는 변화가 와야 한다.
 
3 한국 역시도 ‘식단의 육식화’(김종엽 「80년대 먹거리 문화, 삼겹살과 양념통닭」, 『한국현대생활문화사 1980년대』, 창비 2016)에 영향을 끼친 요소 중 하나로 외국산 사료의 대량 수입을 들 수 있을 텐데, 전세계 곡물 생산량이 유지되는 한 언급하신 문제들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특히 “생태계에 홀로 존재하는 존재는 없다. 그렇기에 인류는 생태계의 건강까지도 고려하여 행위 방식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라는 말을 설득시키기 위해 더 보태고 싶은 말이 있을까? 
 
박종무 미국은 싼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막대한 양의 곡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보조금을 지불하여 생산가 이하의 금액으로 수출을 한다. 덤핑 수출인 것이다. 그에 비해 수입국에 대해서는 WTO를 통하여 자국 농산물에 보조금 지급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명백히 불공정한 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세계 정치의 현실이다. 지난 정권은 미국의 압력대로 농축산물 수입을 자유화했고 경쟁력 강화만을 요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농민들의 삶은 더욱 곤궁해졌다.
 
미국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관행농은 농지의 사막화, 염류화 등을 야기해 장기적으로 볼 때 지속 불가능한 농업이다. 눈에 뻔히 보이는 미래이지만 화석에너지 기업이나 관행농·축산 관련 기업들은 지금 당장의 이익만을 먼저 생각한다. 또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이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킴에도 불구하고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2040년경 지구의 온도가 1.5℃가 상승할 것이라는 IPCC의 보고는 우리가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음을 말해준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미국과 같은 강대국 혹은 초국적 기업 또는 축산기업이 행하는 행동을, 정부가 빠르게 어떻게 하지 못하더라도 각 개인은 무엇이 바람직한 행동인가를 생각해서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정치권에 압박을 하는 것도 필요하고 대안 정당을 지지하는 것도 또다른 방법이다. 소시민이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산 곡물로 키워지는 공장식 축산의 축산물의 소비를 줄이는 일이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얼마나 가져올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기보다는 저마다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실천하는 것이 닥쳐오는 기후위기를 완화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박종무
수의사, 생명윤리학 박사. 평화와생명동물병원 원장, 동물권행동 카라 이사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 『개 아토피 자연치유력으로 낫는다』 『살아있는 것들의 눈빛은 아름답다』 등이 있다.
 

 


1) 환경은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하는데, 그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종은 그림의 뒷배경처럼 표시가 나지 않
게 멸종한다. 다시 말해 배경 비율은 특별한 지구적 사건이 없어도 발생하는 멸종 비율을 말한다.

2) biomass, 특정한 어떤 시점에서 특정한 공간 안에 존재하는 생물의 양.

3) 관행적으로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는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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