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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야생화' 돼지의 삶과 죽음

심아정
2020년 06월 11일




가축을 의미하는 ‘livestock’은 문자 그대로 ‘살아 있는 재고’라는 뜻이다. 이렇듯 언어는 타자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과 관계 맺는 방식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거꾸로 동물들과 맺는 관계의 변화를 견인하는 가능성 또한 언어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수사학(修辭學)으로 번역되는 ‘레토릭’(rhetoric)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영향을 끼치기 위한 ‘언어의 기술’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19 사태’를 목도하면서 격리, 추방, 퇴치, 교란, 박멸 등의 용어가 만연한 나날에 대해 느끼는 위기감은, 2018년 난민신청을 위해 제주로 들어온 예멘인들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돌던 2019년 포획대상이 된 멧돼지들을 향해 쏟아졌던 혐오의 말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위기감을 데자뷰로 도식화하지 않고, ‘침략종’ 레토릭에 대한 반격 혹은 재전유(再專有)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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