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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다이브」 연재 예고

이현석
2021년 05월 31일
  



다가올 6월,
이현석 작가의 신작 소설 「덕다이브」 연재가 시작됩니다.

초여름에 시작해서 무더위와 함께 끝날 이번 연재!
주인공 태경을 따라 보드에 올라 파도를 타며, 뜨거운 여름 속으로 나아가보아요.

소설의 도입부를 지금 먼저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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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정색 민소매 티 양옆으로 드러난 태경의 팔뚝에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졌다. 물기가 닿는다는 느낌이 들자마자 쏟아지는 비에 시야가 흐려졌다. 태경이 헬멧의 바람막이를 올린 채 속도를 늦추면서 핸들을 꺾었다. 오후만 되면 스콜이 내리는 발리의 우기를 감안해도 이른 시각이었다. 태경은 문을 닫은 길가의 노점으로 다가가 처마 밑에 바이크를 세웠다. 땅에 발을 딛자 플립플랍을 신은 맨발에 끈적끈적한 것이 밟혔다. 아래를 보니 검댕 같은 구정물이 상어 문양 타투를 새긴 왼쪽 종아리에 튀어 있었다.

  까맣게 탄 피부 위로 색이 바란 타투가 이곳에서 보낸 삼년여의 시간을 새삼스레 일러주고 있었다. 처마 밖으로 왼다리를 내밀어 구정물을 씻어낸 태경이 물기를 털어내고는 가게 문턱으로 갔다. 거기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바이크 좌측면 랙에 거치해둔 서핑보드를 바라봤다. 원래 타던 보드가 반파되었던 그 사고 이후, 서핑캠프 사장인 종민이 태경의 일년 근속을 기념하여 주문제작해준 것이었다. 20미터가 넘는 높이의 파도를 타면서 세계기록을 깬 브라질의 여성 서퍼 마야 가베이라의 시그니처 모델을 카피한 5.2피트짜리 하얀색 숏보드로, 이렇게 퍼질러 앉아 저 보드를 바라보기만 해도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던 때가 있었다. 

  매일 해도 매일 새로운 스포츠였다. 조금 탄다 싶을 즈음이면 어김없이 자연의 뱃속으로 삼켜져 고배를 맛봐야 했고, 자신의 한계를 갱신해나가고 있다는 확신에도 끝내 익숙해지지 못하리라는 감각이 평행하여 질주했다. 희망과 절망 사이의 끊임없는 밀당은 이 스포츠에 한번 빠져들면 외통수로 골몰할 수밖에 없는 수십가지의 이유 중에서도 태경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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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소설 「덕다이브」는 6월에서 8월까지,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이현석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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