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http://munhak3.com 문학3 ko Sat, 18 Aug 2018 12:46:46 +0900 xperimentz@naver.com (문학3) 문학3 http://munhak3.com http://munhak3.com/img/logo.gif 한밤의 협객 열차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5 -@munhak3.com (백민석) 철이는 인생 두번째 가출을 했다. 첫번째는 고등학생 때였다. 뛰쳐나갔다가 딱히 집을 나갈 이유를 찾지 못해 하룬가 이틀 만에 집에 돌아왔다. 그때 그가 탔던 열차가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협궤열차였다. 이번 두번째 가출도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린다고 월 80만원씩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가출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심란한 마음에 그는 서울역에 가 충동적으로 남쪽으로 가장 멀리까지 가는 열차에 올라타서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잠들었다. 그러고 방금 깨어났는데 여기, 협객 열차에 타고 있었다. 협객 열차다. 철이는 눈을 뜨자마자 맞 Wed, 15 Aug 2018 19:47:10 +0900 11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5 늙은 햄릿(11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4 -@munhak3.com (전성태) 장샌은 하루가 멀다 하고 과수댁 홍임이를 찾았다. 돼지 모는 날은 바크샤를 남의 집에 몰아다가 두고 내빼서 임이와 한나절을 보냈다. 이런 날이 또 있었나 싶게 그는 정신이 쏙 빠져서 지냈다. 바크샤를 찾아 어제 그제 다녀온 집으로 잘못 들기도 하고, 돼지 몰기 귀찮아서 남의 집에서 하룻밤을 재우기도 했다. 장샌은 대숲을 가로질러 뒤란 언덕을 타고 임이를 보러 다녔다. 임이는 으레 막내를 집 밖으로 내보내고 정인을 맞았다. 그녀는 고구마굴에다가 요도 갖다놓고 술상까지 봐왔다. 동네 점방에서 날마다 막걸리 받아오는 게 눈치가 보여 소주를 사다가 내놓고는 했다. 뒤꼍 언덕 Mon, 13 Aug 2018 10:13:00 +0900 11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4 멍크의 음악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3 -@munhak3.com (백민석) 멍크는 매일 오후 다섯시쯤에 야외 무도장으로 스승을 데리러 나갔다. 스승은 그곳에서 무료한 오후를 보냈다. 주로 춤을 췄지만 드물게는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두들기고 페달을 밟기도 했다. ‘멍크’는 스승이 붙여준 별명이었다. 갓 대학을 졸업한 놈이 그렇게 맹렬하게 머리카락이 빠지다가는 서른도 되기 전에 수도승같이 대머리가 되리라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반론을 폈다. 원형탈모는 헬조선에 사는 젊은이들에게는 흔한 증상이므로 놀림거리로 삼아서는 안 되며, 또 어떤 수도승을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수도승들이 다 대머리일 리는 없다고 했다. 반론이 끝나 Wed, 08 Aug 2018 22:59:05 +0900 10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3 여름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2 -@munhak3.com (김엄지) 점심에 짜장면을 시켜먹었고. 저녁에는 비빔국수, 콩국수를 먹었다. 아침에는 밥에 날계란, 간장을 비벼먹었다.같은 사람과 같은 식탁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먹었다. 먹고 사는 게 뭔지.먹고 사는 게 뭐니?같이 밥 먹던 사람에게 물어보았는데.의식주 기본,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이것저것 먹고 밖으로 나가니 아직도 밝아 사진기로 하늘을 몇장 찍었다.하늘보다는 예쁘지 않은 것 몇장 남았고. 해가 길기도 길지만 짧기도 짧아서. 기분이 괜찮아진다.기분이 괜찮아진다.기분이 괜찮아져. 어제는 목표에 대한 대화가 오가기도 했었다. 목표가 있다면. 목표라는 게 있다면.그러면 우리 밤을 Tue, 07 Aug 2018 18:40:40 +0900 3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2 늙은 햄릿(10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1 -@munhak3.com (전성태) 이 집 암퇘지는 새끼를 칠 때마다 일고여덟마리를 착실히 낳았다. 열마리를 낳아서 한두마리를 잃는 경우는 있어도 새끼를 일곱마리 밑으로 낳을 때는 없었다. 짐승이 잘되는 집이었다. 장샌은 돼지우리에 바크샤를 몰아넣었다. 교미를 거들어야 하므로 그는 우리에 들었다가 놀라서 무춤하였다. 우리에는 검은 암퇘지 말고도 석달 남짓 키운 흰털 새끼돼지와 암탉 서너마리가 구석지기에 몰려 있었다. 여자는 구월에 낳은 것들 중에 한마리를 남겼노라 했다. 새끼 치는 돼지를 한마리 더 키울 셈이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돼지우리로 들어와서 안쪽 벽 밑에 난 개구멍으로 새끼돼지를 몰아냈 Sun, 05 Aug 2018 23:16:59 +0900 10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1 버저커스 버스킹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0 -@munhak3.com (백민석) 우리는 마치 사나움이 우리의 본질인 양 질겅질겅 껌을 씹었다. 다이너마이트를 입에 넣고 씹는 성난 폭한들처럼 껌을 씹었다. 대테러 작전차량인 ‘버저커’에 올라타기만 하면 우리는 거칠게 껌 한통을 뜯어 나누어 씹는다. 우리는 상남자 이상이다. 어떤 상남자도 우리보다 불량하게 껌을 씹을 수 없다. ‘버저커’ 팀이 결성되었을 때 부대장이 못을 박았었다. “이 반도의 어떤 상남자도 너희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 오직 나와 팀장만이 너희보다 상남자일 자격이 있다!” 우리는 이 반도에서 셋째 가는 상남자들이다(첫째와 둘째는 부대장과 팀장이다) Wed, 01 Aug 2018 16:50:41 +0900 9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90 늙은 햄릿(9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9 -@munhak3.com (전성태) 장샌은 마당가에서 아침 먹은 입을 소금물로 가시다가 단발머리 여자아이 하나가 쥐똥나무 울타리에 서서 안을 기웃거리는 걸 발견했다. 방씨 마을 천주쟁이집에서 심부름 온 중학생 딸이었다. 얘는 사립 떨어져 나가고 없는 문을 곁에 두고서 꼭 울타리 너머에서 말을 전했다. 벌써 사흘째인데다가 아침부터 애를 보냈나 싶어 장샌은 낯을 찌푸렸다. 여자애 역시 눈이 마주치자 성가셔 죽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엄마가 오늘은 꼭 돼지 몰고 넘어오시라는디요.” 천주쟁이집 과수댁이 암퇘지가 발정 났다고 종돈을 청한 게 그제였다. 당일은 오전 오후로 선약한 집들이 있 Mon, 30 Jul 2018 10:46:56 +0900 9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9 거짓말하는 방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8 -@munhak3.com (백민석) 우리 집에 방이 몇개 있게요? 엄마아빠가 쓰는 침실이 있고(이건 제일 큰 방이에요), 저와 동생이 쓰는 작은 방이 하나가 있고(이건 두번째로 커요), 세번째로 큰 방은 손님방이에요(가끔 엄마아빠가 친구를 데려오거든요, 술에 취해서 잘 데가 없다니 불쌍하지 뭐예요). 제일 작은 방은 옷방인데 엄마아빠 옷을 넣어두는 방이에요. 가끔 우리 옷을 못 찾으면 옷방에 가서 찾아요. 세탁실도 있어요, 동생이 잘 넘어져서 진흙을 묻혀오면 엄마가 세탁실로 데려가서 빨가벗겨요(동생이 참 바보 같아요). 남쪽 베란다에서는 엄마아빠가 화분을 키워요. 아, 화분을 키우는 게 아니라 꽃나무를 키 Wed, 25 Jul 2018 11:06:59 +0900 8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8 늙은 햄릿(8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7 -@munhak3.com (전성태) 추석 쇠고 오마간척지들을 떠나는 인부들이 부쩍 늘었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었다. 겨울 동안 공사가 중단되므로 계절노동자들은 일찌감치 추수철을 보고 떠나거나 구월에 시작되는 지척의 나로도 삼치 파시나 근동의 거문도와 청산도 고등어 파시로 흘러갔다. 김 덕장 하는 어부들도 일찍 빠져나갔다. 내년 봄이 되어야 인부들이 다시 모여들 것이다. 남은 인부들도 피차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작업 강도는 더해지고 일머리는 헝클어졌으니 종일 갯고랑 진창에 박혀 있으면 이곳에 영원히 버려진 듯한 기분도 없지 않았다. 바다를 메웠어도 간척지들은 아직 농지가 아니었다. 농로도 없 Mon, 23 Jul 2018 14:12:17 +0900 8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7 난 의사가 필요 없어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6 -@munhak3.com (백민석) 모임을 위해 우리는 회의실에 철제 접의자들로 큰 원을 만든다. 그리고 얼떨결에 팔을 뻗더라도 서로 닿지 않지 않을 만큼 충분히 떨어져 앉는다. 고개를 들어도 시선이 맞부딪는 일이 없도록 매순간 신경을 쓴다. 신부는 서쪽 벽에 난 작은 장미창을 뒤로 하고 앉는다. 모임은 기도로부터 시작한다. 신부가 먼저 한 구절을 읊고 우리가 따라서 읊는다. “제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제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 그리고 죄를 물리치고 Wed, 18 Jul 2018 17:38:25 +0900 7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6 늙은 햄릿(7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5 -@munhak3.com (전성태) 2 최 교위라는 여자가 여관 전화로 장샌을 호출한 건 오전 열한시경이었다. 면회는 점심 먹고 두시에 잡혔으나 미리 와달라고 교화사는 말했다. 전화를 끊기 전 장샌은 물었다. “만나겄다고 하요?” “안 만나겠다는 소리는 없던데요.” “뭔 다른 용건이 있습디까?” “뭐 노상 하는 말이죠. 전향시킬 생각이라면 만날 일 없다. 어쨌든 만날 의향은 있는 것 같아요.” 장샌은 한숨을 쉬고 영치품을 넣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최 교위는 허락했다. 장샌은 짐을 챙겨 여관을 나섰다. 지척에 도내기시장이 있었으나 옷가지라도 사서 넣으려면 대인시 Mon, 16 Jul 2018 10:11:32 +0900 7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5 아프로디테의 못생긴 아이들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4 -@munhak3.com (백민석) 오르가니스트 반젤리스는 오늘 할 일이 없다. 실은 몇주 전부터 할 일이 없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몇년 전부터 그는 쭉 별로 할 일이 없었다. 반젤리스는 아침 산책길에 거리에서 오랜 친구들을 마주치면 웃어 보이고 손을 흔든다. 친구들 대개는 푸념장이들이다. 벌써부터 분식집 라면의 기름진 국물을 훌쩍이고 있는 보컬리스트 데미스도 푸념장이다. 그의 목청은 걸쭉하고 탁하게 삭아버렸다. 그는 풍화된 성대를 슬퍼하며 자기는 카세트테이프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구시렁댄다. 뭐랄까, 산화철이 삭아서 떨어져 나간 테이프처럼 목소리에 암전이 생겼다니까. 목소리가 자꾸 씹히고 말 Wed, 11 Jul 2018 13:34:55 +0900 6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4 늙은 햄릿(6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3 -@munhak3.com (전성태) 양샌의 아내 선숙은 등불이 닿지 않는 평상 김발틀 앞에 앉아 발을 엮었다. 무명실 감은 고드레돌이 서로 부딪으며 맑은 소리를 냈다. 어둠속에서 발을 엮는 게 아니라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았다. 고드렛돌이 네댓개 매달린 김발틀은 조그마했다. 띠풀 예순낱쯤 엮어 발 한장이 나왔고 선숙은 칠팔분이면 댓살로 마감한 발장을 끊어내곤 했다. 아이는 분주한 제 엄마 등에서 까불린 아이처럼 얌전했다. 검은 감잎으로 달빛이 미끄러지고 선숙의 저고리 소매라든가 무명실타래가 더 희어 보였다. 집 안에 여분의 호롱이 없지 않을 텐데 기름을 아껴 생활하는 것 같았다. 겨울이 오면 바다에서 Mon, 09 Jul 2018 17:16:35 +0900 6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3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2 -@munhak3.com (백민석) 그리고 봄이 시작되고부터 이상한 남자들이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날은 집에 나뿐이었다. 초인종이 울려 현관을 열고 나가보니 정원을 둘러싼 산울타리 너머로 육상선수처럼 짧게 머리를 자른 남자 둘이 서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나는 현관 층계 위에 서서 좀 소리를 높였다. 길 가다 좋은 음악이 들려서요. 하드록 밴드 씬 리지의 「에메랄드」가 내 방에서 소음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아, 예. 아뇨, 좋았다니까요. 은색 바탕에 회색 줄이 있는 넥타이를 맨 남자가 불두화 꽃 너머에서 말했다. 혹시 그 곡이 씬 리지의 「에메랄드」가 아닌가요? 맞아요. 나는 내심 놀 Wed, 04 Jul 2018 14:36:10 +0900 5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2 늙은 햄릿(5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1 -@munhak3.com (전성태) 그들은 해안까지 내려와 한시간 남짓 더 걸었다. 날은 더디 저물었다. 해가 떨어졌는데도 바다와 섬과 하늘을 긋는 윤곽이 또렷했다. 양샌이 방조제 공사장으로 실어 나르는 호박돌을 채취하는 해변을 왼편에 끼고 지났다. 간조의 너른 바닷가, 파도가 쟁여놓은 듯 크림색 알 같은 몽돌이 띠를 이루었는데 장관이었다. “저기 돌을 내다판다는 거제? 영락없이 대동강 물장수일세.” 장샌이 놀리는 투로 말했다. “낸들 돌 줏어다가 팔아묵을 팔잘지 알았남.” 양샌은 객쩍게 웃고는 말끝에 한숨을 달았다. “돌배를 저어 가보소. 입에서 단내가 나지, 꼭 도둑질하는 Mon, 02 Jul 2018 14:44:20 +0900 5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1 도망쳐라, 사랑이 쫓아온다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0 -@munhak3.com (백민석) 그레이스가 어젯밤 다시 문을 쾅 닫고 나갔다. 그레이스는 내가 붙여준 별명으로 그녀는 좋아하지 않았다. 난 윤영이야. 불러봐, 김이윤영. 하지만 나는 그녀가 특별히 기분이 나쁘지 않을 때를 노려 한껏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레이스, 하고 불렀다. 그레이스는 정말 1966년 할리우드 빅터 스튜디오에서 「화이트 래빗」을 녹음할 때의 그레이스 슬릭을 닮았다. 그레이스는 서울과 남양주시의 경계, 망우로와 경춘로의 경계인 이곳으로 집을 옮긴 것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큰 도로가 바로 앞에 있어 밤낮으로 시끄럽고(그러면서 교통은 또 불편하고), 타이어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무 Wed, 27 Jun 2018 00:00:00 +0900 4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80 문학지 6호 원고모집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9 -@munhak3.com (문학3) Mon, 25 Jun 2018 16:36:31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9 늙은 햄릿(4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8 -@munhak3.com (전성태) 소년은 포대기를 풀어 아이를 마당에 내려놓았다. 여자 아이는 발이 저려 오도 가도 못하고 서서 울상인데 발간 볼에 콧물이 말라 고양이 낯을 하고 있었다. 세살배기나 돼 보였다. 아이는 검고 큰 눈망울로 낯선 손님들을 두리번거리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노인이 다가와 낚듯이 치맛자락에 숨겨주었다. 손님들은 웃었다. “오냐, 오냐. 배고파? 배고플 거여.” 노인은 쪼그려서 아이 다리를 쓸어주고 눈구석을 훔쳐내고 코를 쪽 쫘주었다. 금세 울음이 잦아든 아이를 노인이 안고 굴 같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아이, 태곤아.” 양샌이 소년을 불러세웠다. 아이 대하는 Mon, 25 Jun 2018 14:52:06 +0900 4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8 달려가는 이모티콘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7 -@munhak3.com (신용목) 상형문자의 매력은, 말하자면 ‘기표와 기의’의 관계에서 자의성을 최소화하고 필연성을 극대화한 데 있을 것이다. 코끼리 모양(기표)을 그려놓으면 코끼리(기의)가 되니까 말이다. 아니, ‘대상’이라는 기표를 ‘문자’라는 기표로 옮겨놓았으니, ‘기표가 기의를 삼킨 것’이라고 보아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이모티콘’을 즐겨 쓰는 이유 가운데는 기호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것’에 대한 그리움이 늘 우리를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 몸이 삼키고 있는 마음의 어디쯤 ‘이름& Wed, 20 Jun 2018 15:13:38 +0900 2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7 우주의 경계 너머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6 -@munhak3.com (백민석) 어느날 붓다는 동서남북 사대문 밖을 다니며 중생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사는지 목도했다. 예전엔 인간 중생들이 하던 일을 이제는 기계인간 중생들이 하고 있었다. 어떤 기계인간은 손가락 끝마디가 깨질 때까지 하루에 2000개씩 나무 빨래집게를 깎았다.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는 빨래를 널 수도 없는데 빨래집게는 왜 깎느냐? 네, 청정대기 쌘프란시스코로 수출하는 집게입니다. 기계인간은 하루에도 다섯번씩 손가락 끝마디를 새 마디로 갈아 끼웠다. 또 어떤 기계인간은 이른 봄부터 낙엽청소기로 공연히 거리를 쓸고 다녔다. 낙엽이 질 때가 아닌데 낙엽청소기는 왜 돌리느냐. 네, 지금 Wed, 20 Jun 2018 11:34:02 +0900 3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