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http://munhak3.com 문학3 ko Mon, 26 Feb 2018 04:31:06 +0900 xperimentz@naver.com (문학3) 문학3 http://munhak3.com http://munhak3.com/img/logo.gif 자동 피아노(3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8 -@munhak3.com (천희란) Piano Sonata No.16 in A Minor, D.845: I. Moderato - Franz Schubert 그 모든 말을 되감아 파기하고 싶다. 나는 거부한다. 거짓을, 착각을, 혼란을, 환영을, 속임수를. 말의 급류에 휘말리는 일을. 의미를 집어삼키는 그 모든 비유와 상징을. 불행을 약속받고 태어난 듯한 존재가 있다. 그의 불행은 사건이기도 하고 성정이기도 하다. 불행이라기보다 고통이라 해야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불행보다는 불행이 불러일으키는 고통이다. 그는 매 순간에 고통을 느낀다. 너무 많은 고통에 길들여져왔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는 작은 폭죽처럼 터지는 일상의 기쁨에서마저 고통을 느낀다. Wed, 21 Feb 2018 15:30:21 +0900 3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8 어둠은 어둠(3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7 -@munhak3.com (하성란) 곤두박질하듯 물속으로 빨려들어간 뒤에도 그녀의 몸은 사정없이 거센 물살에 휘둘렸다. 발을 딛고 일어서려 했는데 발이 닿지 않았다. 발이 닿지 않는 깊이의 물이라니, 웅덩이가 있었던가. 대체 이곳 어디에 이렇듯 깊은 웅덩이가 있었나, 아니 이 강은 어디에 이런 곳을 숨겨두었다가 떠나기 전날에야 비밀을 털어놓듯 이곳을 보여주는가, 그녀는 얼떨떨하고 놀라 실감이 나지 않았다. 모르긴 몰라도 자신의 표정 어딘가에 아직 웃음기가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방금 전까지도 그녀는 얼굴 근육이 당길 만큼 웃고 떠들어댔다. 해는 정수리 위에서 뜨겁게 빛나고 자신들은 여름의 한복 Mon, 19 Feb 2018 15:24:34 +0900 3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7 머무는 동시에 벗어나기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73 -@munhak3.com (양경언) 2018년을 며칠 앞두고 〔문학3〕은 문학몹 ‘요즘 문예지 공동 낭독회’(2017.12.26, 까페창비)에서 이웃 문예지들과 함께 글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는 여기저기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전한 문예지들과 인사를 나누며, 한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서로 묻고, 2018년을 너끈히 맞이할 힘을 함께 마련해보면 어떨까 하는 산뜻한 기대와 함께 기획되었습니다. 연신 한국문학의 독자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문학3〕도 〔문학3〕이지만) 근심하는 대신 용감하게 어쩌면 뻔뻔하게, 위풍당당 문예지를 Wed, 14 Feb 2018 17:50:00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73 남중생과 나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6 -@munhak3.com (이슬아) 이슬아만화를 그리고 글을 쓴다. 연재한 만화로 「숏컷」 「미미미마」 등이 있다. Wed, 14 Feb 2018 17:45:00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6 돌아오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이야기: 304낭독회를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1 -@munhak3.com (강혜빈) 2014년 4월 16일, 피어나는 봄이 기약 없는 시간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전원구조 티브이 속에서 커다래진 거짓말을 봅니다. 고딕체는 어깨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딱딱한 사탕처럼 입안에서 구르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었다가, 다시 구르며 조금씩 녹아내리는. 거짓말은 자신의 이름을 들키지 않으려고 몸을 조그맣게 만드는 일에 몰두합니다. 혀끝에는 희미한 단맛만이 남도록. 티브이보다 더 커다래진 거짓말이 브라운관을 뚫고 나옵니다. 고딕체는 진실을 말할 때도 고딕체가 됩니다. 말끝마다 물방울이 솟아오릅니다. 나는 봅니다.파도에도 뼈가 있다면, 우리를 등에 업고 먼 곳으로 Wed, 14 Feb 2018 17:40:00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1 신고리 5·6호기 숙의토론 2박 3일의 기록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4 -@munhak3.com (이유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2017년 한국사회 일대 사건이었다. 건설공정률 10%대의 핵발전소를 계속 건설할지 중단할지 시민참여단이 결정했다. 7월 24일 출범한 공론화위원회가 시민참여단 구성을 끝내고 오리엔테이션을 한 것은 9월 16일이었다. 시민참여단에게는 자료집과 동영상 강의가 제공되었고, 10월 13~15일까지 2박 3일 숙의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글은 2박 3일의 긴장감 넘쳤던 숙의토론 현장을 기록했다. 엄청난 양의 정보와 주장, 말이 쏟아져나온 현장에서 시민참여단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입장을 정했을까? 471명의 시민참여단은 누구인가13일 저녁 7시, 천안 Wed, 14 Feb 2018 17:36:33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4 학교를 바꾸는 시민이 필요하다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0 -@munhak3.com (최현희) 1. 학교에는 페미니스트 교사가 필요하다? 지난여름 SNS에서는 ‘#우리에게는_페미니스트_교사가_필요합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났다. 페미니즘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교사를 향해 가해진 악성 민원과 공격으로 촉발된 이 움직임은 다양한 영역에서 페미니즘 담론이 가시화되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당연한 흐름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 늦었던 걸지도 모른다. ‘페미니즘 리부트’라 불리는 시대를 지나오면서도 학교는 그간 논외로 치부되었던 듯하다. 어른이 된 페미니스트들에게 학교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하는 남교사를 경험해야 했던 공간, 혹은 성 Wed, 14 Feb 2018 17:35:00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0 문학도 ‘통역’이 될까요?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5 -@munhak3.com (김수희) 학교에서 학생들과 지내다보면, 분명 같은 한국어를 쓰지만 ‘통역’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주로 마음이 급해 충분히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거나 단어 선택을 잘못해서 이야기의 맥락이 어그러진 경우이다. 물론 말을 논리적으로 혹은 유창하게 하지 못하거나 어휘력이 풍부하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 친구가 하고 싶은 말이 그게 다가 아닌데 충분히 전달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거나 혹은 계속 진행되어야 할 대화가 진전되지 못할 때 종종 교사로서 ‘통역가’의 역할을 할 때가 있다. 대부분 ‘통역’을 진행한 후 원래 Wed, 14 Feb 2018 17:35:00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5 무엇을 위해(소설 중계)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3 -@munhak3.com (문학3) 왼쪽부터 박채은 / 미디어활동가. 다큐멘터리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연출했다.한진금 / 학예연구사, 한국현대사를 전공했다.박혜원 / 대학 재학 중이다. 현실을 재현하는 글쓰기, 현실을 고발하는 글쓰기, 허구의 글쓰기 모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학내 교지를 만든다. ‘탈선’ 연대원이다.황현진 / 소설가. 장편소설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두번 사는 사람들』, 중편소설 『달의 의지』가 있다. 3 〔문학3〕 소설 중계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편하게 작품 읽고 들었던 생각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돌아가면서 가장 재미있게 읽으셨던 작품이나 전체 Wed, 14 Feb 2018 16:25:28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3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시 중계)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2 -@munhak3.com (문학3) 왼쪽부터 신재욱 /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 일한다. 독립출판으로 『뒤척이는 생물』이라는 소시집을 냈다.송자현 / 머무르는 재주가 없어 자주 떠나거나 사라진다.이여경 / 키 큰 겨울나무들을 좋아한다. 간헐적으로 시를 쓴다.이희형 / 여행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만드는 자리를 좋아한다. 3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시를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은 함께 시를 공부하시는 분들을 모셨습니다. 저는 진행에 집중할 예정이니 참가자들께서 편하게 의견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송자현 혹시 괜찮다면 오늘 다룰 작품을 같이 낭독하고 나 Wed, 14 Feb 2018 15:12:15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202 팔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9 -@munhak3.com (이해준) 하필 난자 채취를 하는 날 은겸은 재호와 다퉜다. 세번이나 시험관 시술을 받은 언니 나겸에게 이야기 들었을 때는 실험실의 개구리가 떠올랐지만 황급히 머릿속 이미지를 지웠고, 실제로 수술실의 환한 조명 아래서 다리를 벌리고 눕자 긴장과 수치심과 두려움으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재호는 계장에게 사정을 말하고 겨우 연차를 썼다고 했다. 2주 전 정자 채취할 때와는 달리 어제는 사무실에 말해보겠다고 하면서도 뒷말을 흐렸다. 지난 구제역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지원하느라 바쁜 시기여서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병원에 와서도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은겸 옆에서 여러번 사 Wed, 14 Feb 2018 14:27:21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9 듣고 싶은 말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8 -@munhak3.com (윤성희) 경품으로 받은 오오사까 왕복 비행기 티켓을 아들 부부에게 주었더니 그걸 며느리가 직장 동료에게 십만원에 팔았다. 내가 섭섭해한다고 생각했는지 며느리가 변명을 했다. “우리 신혼여행 다녀온 지 일년도 안 지났어요.” 옆에 있던 아들도 한마디를 했다. “사장님이 곧 새 가게 오픈해서 저도 정신없이 바쁘고요.” 아들에게 그런 소리를 듣게 될 줄이야. 사장이 욕을 했다며 그만두고, 장염에 걸렸다며 그만두고, 야근을 자주 시킨다고 그만두고. 심지어 자기 생일이라며 그만두기도 했다. 이십대 시절 아들은 한 회사에서 육개월 이상을 버텨본 적이 없었다. Wed, 14 Feb 2018 14:24:00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8 Karmic castle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7 -@munhak3.com (나일선) 공간의 기억584×455 / mixed medium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미술관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 텅 빈 공간을 천천히 돌아보며 원래 이곳은 뭘 하는 곳이었을지 생각해보았다. 큰 전시실을 지나자 공간은 점점 좁아졌고 어두워졌다.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고여 있는 게 아니라 물이 조금씩 새는 것 같았는데 그게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신발이 젖을 정도는 아니었고 복도를 걷다보니 빨간 커튼이 쳐진 벽이 나왔다. 커튼을 젖혀보니 문이 있었다. 잠겨 있는 줄 알았는데 몸에 힘을 주고 밀어보니 서서히 문이 열렸다. 처음에는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Wed, 14 Feb 2018 14:19:29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7 감독판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6 -@munhak3.com (김정아) 매년 겨울이 되면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갔었다. 국내 영화제에 상영할 영화를 고르기 위해 연례행사처럼 어김없이 참석해야 했다. 열흘 남짓 눈이 짓무르도록 영화만 보면 시공간의 감각마저 마비되어버린다. 시티극장, 팔레스극장, 비디오룸 등 반경 오백 미터 안에 있는 수십개의 극장들을 돌며 영화를 보는 일이 전부였고 이따금 완전히 길을 잃은 심정도 되었다. 그럴 때면 도시를 종횡하는 수많은 자전거, 힘차게 굴러가는 자전거 페달을 보며 시간과 공간의 마비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곤 했다. 곡예를 하듯 트람 사이를 오가는 자전거는 사방 어디에서든 나타 Wed, 14 Feb 2018 14:14:27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6 잘못 가져온 것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5 -@munhak3.com (윤다혜) 9권이 아니라 10권이었다 10권의 첫장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죽었다 두번째 장을 넘기기도 전에 미안해라는 말 대신 창피해라는 말을 들었다 뙤약볕에서 외국인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늦게 도착한 엽서에는 적혀 있다 숨을 참는 법숨을 참는 법 숨을 참는 법 막다른 골목의 고양이들처럼 울퉁불퉁한 글자는 만지기에 좋다 접었다 펼친 다음 넘기지 마시오 10권의 첫장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9권의 마지막 장은 집으로 돌아가야 읽을 수 있다 윤다혜여름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했다. 겨울에는 이제 글은 쓰지 말자고 했다. 나는 왜 햇빛을 싫어할까. Wed, 14 Feb 2018 14:12:37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5 장마: 경희에게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4 -@munhak3.com (윤다혜) 레드오크가 아니면 안돼발꿈치와 팔꿈치의 거리가 중요했다남자 두명이 책상을 날라다주었다 멍든 사과 두알이 접시에 담겨 있었다 레드오크로 책장을 만들 수도 있다고요? 나는 놀라는 척하며 바닐라셰이크를 마셨다 젖은 손을 바지에 턴 다음눈을 비볐다 우는 거야?라고 묻는 사람에게내가 왜?라고 했던 적이 있다 나도 목장갑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날 밤 책상에 앉아 오른뺨을 대고 엎드려 있었다 스탠드를 켜두고 한참 동안 외출을 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책상이 그 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까? 저 문으로는 다른 남자 두명이 나에게 말했다 불 Wed, 14 Feb 2018 14:08:48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4 포교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3 -@munhak3.com (육호수) 첫 음성을 들었다 그는 천국에서 온 간첩이었다나는 그를 숨겨주었다 천사는 천국의 기쁨을 가지고 오다. 나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알릴까 고민하다. 나는 어디에서든 방심하게 되다. 좀더 포괄적 의미의 인간이 되어가다. 잠옷 입은 아이들과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다. 풍선에 빛을 담아 창밖으로 던지다. 세계를 구하다보면 세계와 사랑에 빠지나봐. 모기가 모기를 잊고 바닥을 기어다니다. 달걀은 무사히 늙어 죽는 닭의 꿈을 꾸다. 이젠 너도 나를 아주 불신하진 않는 거야. 천사들과 농담하다. 부흥. 우리는 죽음과 믿음 사이에 경계가 없다. 새를 쫓다. 새가 아닐까봐서. 너 Wed, 14 Feb 2018 14:06:36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3 콤포스텔라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2 -@munhak3.com (육호수) 1.별이 우리를 바꾸어놓았더라도 그건 별이 한 일이니 괜찮을 거란 생각. 침대가 거의 전부인 방에서 서로의 부피를 견디기 위해 포옹했다. 길은, 간절히 자라나는 팔 같아. 네가 우리를 놓아버린 곳에서 매일 새로운 팔이 자라난다. 촉수, 너는 모든 사람을 한번씩 다 만져보기 위해 태어난 별 같아. 이 길의 끝에는 영영 갈망하는 손이 달려 있는 걸까. 별과 별 사이 무수히 교차하는 꺾인 팔들. 밤과 그늘을, 그늘 속과 그늘 위를 구분할 수 없을 때까지 걷게 되기를. 하지만 언젠가 우리는 이미 밤하늘 속을 걸었던 것이다. 어젯밤 길 위엔 맨바닥을 쪼는 비둘기, 시소를 타는 노인들. Wed, 14 Feb 2018 14:05:16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2 순간적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1 -@munhak3.com (안미옥) 억지로 만든 표정은 얼룩덜룩하다 나는 흔적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왜 흔들리는 목소리를 갖게 됐을까 안에는 고요가 없어서 밖으로 흘러나오려 했다 뭉쳐 있다가 왈칵 쏟아지려 했다 계단처럼 윤곽을 가져본 적 있었던 것처럼 단단하게바닥을 딛고 서 있는 일이 어려워휘청거렸다 중간까지 갔다가 자주 되돌아왔다 해석자의 얼굴이 아니어도 된다고 한다면전부를 알지 못해도 된다고 한다면 물렁해져서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없는 동물에 대해매 순간 바뀌는 날씨에 대해간격이 없는 잠의 시간에 대해 해본 적 없는 일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시도는 아주 작고굴 Wed, 14 Feb 2018 14:03:32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1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0 -@munhak3.com (안미옥) 얼음의 살갗을 가진 얼굴도 있다 녹아 흐르면서 시작되는 삶도 있다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키고도망치듯 사라져야 하는 사람도 있다 나무 탁자에 생긴아주 작은 홈 이상한 기분을 가진 적 있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싶었다가게는 멀리 있고 심부름을 다녀오면 사라져버릴 사람과남아 있을 빈 의자 한 손에 달콤한 사탕이 들려 있다 해도 다음에 다시 만나,그 말이 듣고 싶었다 왔다가 사라지고 왔다가 사라지는창밖에다 녹을 만큼만 눈이 내렸다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은 그렇게 생겨난다빛도 어둠도 없이막아서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화를 냈다우는 Wed, 14 Feb 2018 14:01:29 +0900 blank http://munhak3.com/detail.php?number=1190